부산의 지리가 서툴러 잘은 모르지만
12월 하순경에 찾았던 송정리 부근의 모습입니다.
파도소리, 바람소리가 큰 사찰의 안마당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천년을 부딪쳐도 깨어지지 않는 바위,
쳔년을 다가왔다 물러서기를 반복해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바다,
천년을 내다보면서 복을 짓고, 복을 비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그 며칠 후에는 포항의 죽도시장을 갔었습니다.
물이 질퍽한 땅바닥에 산문어가 기어다니고
먹음직스러운 대게가 살아 움직이는가 하면
좌판에는 제철을 맞은 과메기가 지천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 속에 섞였습니다.
낯선 타인처럼 구경도 하고, 주인공이 되어 흥정도 하였습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