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군자의 삶’에는 시대가 따로 없다

죽장 2007. 7. 30. 17:52
서구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이 성경이라면, 동양문화의 배경에는 논어가 있다.
논어에는 자애와 효도라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교감이 있고, 예우와 충성이라는 주군과 신하 사이의 의무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내용이 논어에서 제시하는 ‘군자’라는 이상형 인간이다.
군자는 열정과 노력에 의해서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위대한 리더의 모습이었다.
비록 역사 속에서 군자의 모습이 부정적인 면으로 퇴색되기도 하였지만
공자가 당시 제시한 ‘뉴 리더’인 군자의 정의는 오늘날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논어에서 말하는 군자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지불온(不知不穩)이다.
남의 칭찬과 비난에 연연하지 않는 독립형 인간이다.
군자는 동지와 함께 길을 가는 자이다.
같은 뜻을 가진 자들과 함께 인생을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일이다.
군자는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 사람이다.

둘째, 주이주비(周而不比)이다.
두루 남과 함께하고 편당을 짓지 않는 친화형 인간이다.
조직 내에서 끼리끼리 편을 가르고 상대방을 헐뜯으며 자신들의 사적이익만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새겨야 할 말이다.
군자는 보편성을 추구하지, 편당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셋째, 눌언민행(訥言敏行)이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실천형 인간이다.
조직을 위해 실천하지 않고 말만 앞세우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말보다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이 이 시대의 진정한 군자이다.

넷째,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화는 ‘함께’를 뜻하고 동은 ‘똑 같음’이다. 함께하되 똑같아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소인은 오로지 같음만 추구하고 화합하지 않는 인간이다.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화야말로 군자의 기본정신이다.

남의 비난과 칭찬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
학습을 인생의 목표로 감고 늘 배우고 익히는 사람,
말보다 행동을 먼저 보여주는 사람,
편 가르지 않고 남과 화합하여 조직의 인화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
남과 두루 친화하면서도 “따로 또 같이”의 철학을 갖고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면
진정 21세기의 군자라 할 것이다.

[포스코신문(2007.7.19)에 난 박재희 교수의 글을 옮겨옴]

'보통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이웃이 향기로운 삶을 만든다  (0) 2007.08.24
보상과 칭찬  (0) 2007.08.07
"선산"을 아십니까?  (0) 2007.07.19
건강한 여름나기  (0) 2007.07.09
강가에서 부르는 노래  (0) 2007.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