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장마가 잠시 주춤하는 6월 하순
무더위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안동에서 개최되는 기공식 행사에
갑자기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에는 터다짐을 위한 농악단과 함께
미리 온 인사들이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시간이 무르익자
임시로 터를 닦은 산골밭뙈기가
승용차와 사람들로 꽉 채워졌습니다.
2개마을 300여명 보상대상자 중 91%에게 보상을 완료하고
이날 기공식을 하기에 이르렀다는 경북개발공사 담당자의 보고에 이어
환영사, 축사의 순서가 진행되었고
마지막으로 발파 보턴을 누르니 우렁찬 폭음과 함께
오색풍선이 여름 하늘로 날아 올랐습니다.
옆의 고추밭에는
조롱조롱 달린 풋고추가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적하고 싶은 것은
환영사, 축사 등등으로 무대에 올라간 인사들의 수가 무려 8명이었습니다.
하나같이 알찬 내용으로 청산유수 같이 하셨지만
말씀이 너무 길었다는 점입니다.
간이 천막 속에 앉아 있는 동원된 지역민들의 얼굴에는
지루함이 역력했습니다.
물론, 단 위에서 말씀하시는 어른들.
검정양복에 넥타이까지 단정하게 매셨으니 얼마나 더웠겠습니까.
당연히 하고 싶은 말씀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 더운 여름 날에.
지역민들이 대부분인 상황에 맞춰서 하는 말씀.
간명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언변이
지도자의 능력이자 덕목임을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솔직히 천편일률적인 긴 말씀은
너무 싫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