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안물리기만 해봐라

죽장 2007. 4. 23. 13:07
아침.
태공은 컴퓨터를 켜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낚싯대를 들어올려 본다.
낚싯대는 예측대로 가볍게 들어올려진다.

들기 전에는 아마도 퍼덕이는 잉어 한마리가
매달려 올라오리라는 기대쯤 가진게 사실이다.
잉어가 분에 넘친다면 붕어라도,
아니 피래미 한마리라도 걸려 있기를 바랐다.

도대체 고기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낚싯대를 손에들고 자세히 살펴보니
바늘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바늘이 없는데 무슨 고기가 물린단 말인가.
눈이 삔 고기가 아닌 다음에야-.

점심식사를 마친 후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탄실한 지렁이를 반으로 뚝 잘라 바늘에 꿰었다.
꿈틀하는 감촉이 느껴진다.
이젠 제까짓 고기년, 입맛이 변치 않았다면
안걸리고 못 견디겠지.

낚싯대를 힘차게 던져 놓는다.
풍덩하는 물소리도 요란하다.
이제 기다려봐야겠다.
안물리기만 해봐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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