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어디까지 와있는지 보고싶어
취무성으로 갔었습니다.
약속도 없이 무작정 나선 발걸음입니다.
주인은 계시질 않고 누렁이가 반겨 주었습니다.
뒷산의 진달래는 아직 벌어지지 않았으나
앞마당의 매화는 향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들꽃 몇 송이도 낮은 땅에서 피어
조용히 웃어주고 있었습니다.
오경차에 매화꽃잎을 띄웠습니다.
한모금 진한 향기를 머금코 고개를 드니
산을 너머온 바람소리가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줍니다.
하마 돌아오시려나 기다림 속에
취무성의 해는 쉬 저뭅니다.
귀로를 재촉하는 발걸음이 아쉬워 자꾸만 돌아다 뵙니다.
진달래 활짝피는 날 다시오면
뻐국새 울음은 공짜로 들을 수 있으려니
그날을 기약할 수밖에요.
네다리 뻗은 누렁이가 전신에 햇볕을 적시는
취무성의 고요,
저 홀로 핀 백매화가 다시오라며 손을 흔들어주는
그런 오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