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4.12, MBC]
취업에도 사교육비용 '껑충'..우울한 대학가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게 기업들이 채용 방식을 바꾸겠다고 하면서 취업 준비생들은 더욱 막막해졌습니다.
영어 성적 같은 기존의 스펙은 물론이고 직무능력 시험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제 돈을 받고 취업 준비를 해 주는 전문 학원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먼저 곽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김병욱 씨는 서울 소재 대학의 경영학과를 수료하고 8개월째 취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원한 기업이 마흔 곳이 넘지만, 서류 전형에서 탈락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책값에 인터넷 강의료까지.
김씨가 취업 준비에 들인 돈만 150만 원이 넘습니다.
최근엔 대기업들이 직무능력을 중시하는 이른바 '스펙 초월' 채용을 시작하면서 준비는 더욱 막막해졌습니다.
[김병욱/취업준비생]
"지금까지 그렇게 전형이 진행되어 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취업을 해야 되는 입장에서는 약간 당황스럽죠."
아직도 많은 대기업들이 학점이나 영어성적, 봉사활동 같은 정형화된 '스펙'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스펙은 스펙대로, 직무 능력은 능력대로 모두 다 갖춰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취업 준비가 더욱 까다로워지면서 전문 학원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취업학원 강사]
"(기업마다) 많이 다르니까 어려운 거죠. 똑같았으면 애들이 이렇게 어려워하지 않죠."
자기 소개서를 쓰거나, 면접 요령을 가르쳐 주고 백만 원 넘게 받는 곳도 있습니다.
[취업학원 강사]
"입사지원서 완성이 50만 원이고, 면접 완성이 60만 원. 110만 원이 되겠죠."
지난해, 취업준비생의 40%가 '사교육'을 받았고, 그 비용은 한 해 평균 2백7십만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곽동건 기자 ▶
사교육비까지 들여가며 준비해도 인문계 학생들은 여전히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가에선 '인구론', 즉 '인문계 출신 90퍼센트는 논다'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돕니다.
그러다 보니, 취업 때문에 이공계 전공을 선택하는 수험생, 그리고 입학 후에 전공을 바꾸려는 인문계 대학생들도 늘고 있습니다.
조국현 기자가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남부럽지 않은 영어점수와 학점을 받은 대학 졸업반 장해진 씨, 사회경험까지 미리 해둘 생각에 아르바이트도 열심이지만 취업 걱정은 여느 대학생과 다름없습니다.
[장해진]
"워낙 요즘 취업이 안 된다고들 하고, 제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고, 이 길이 맞나 싶기도 하고요."
특히 채용시장이 냉각된 인문계 학생들의 고민은 더욱 깊습니다.
[허진우]
"이공계는 학교생활에 충실하기만 해도 취업이 편하지만 (인문계는) 요구하는 것들을 완벽에 가깝게 준비를 해야…."
상대적으로 취업기회가 조금 더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아예 전공을 이공계로 바꾸려는 학생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제훈/공대 전과 준비]
"(문과가) 취업하기가 이과 계열보다 많이 힘들기 때문에 전과를 결심했죠."
하지만, 전과가 허락되는 학생 수는 극소수인 전교생의 5% 안팎.
한양대의 경우 올해 공과대학으로의 전과를 지원한 인문사회계열 학생 수는 작년의 3배를 넘어서는 등 이마저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수학이 싫어서 또는 수학을 못해서 선택한 인문계였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의 벽에 이제라도 인생 설계를 다시 하려는 편입생, 재수생도 늘고 있습니다.
[김태호/편입학 준비]
"(인문계에선) 꿈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서 좀 더 좋은 학교 가서 공부를 하려고…."
이 같은 현실은 고교 과정으로 서서히 녹아들고 있습니다.
지난 94년 고교생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46%) 이과생 비율은, 2002년엔 4명 중 1명까지로 줄어들었지만, 지난달 전국연합 학력평가를 치른 고2 학생의 이과 비율은 45%로 20여 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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