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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강사, 중학교 男학생 가르치다가 '깜짝'

죽장 2012. 9. 13. 11:29

[2012.9.13, 조선일보]

성교육강사, 중학교 男학생 가르치다가 '깜짝'

학생들에게 성교육을 하는 강사 A(31)씨는 올 초 경기도 지역 중학교 1학년 남학생 30여명을 가르치다가 여러 번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A씨가 "남녀 사이에 성(性)하면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말해보라"고 하자, 학생들이 낄낄거리며 "집단플레이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남학생은 "'하의 실종'으로 다니는 여자들은 성폭력 유발자"라고도 했다. A씨는 "음란물의 영향 때문인지 여성을 폭력적으로 다루는 것을 당연시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청소년들의 왜곡된 성의식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중·고교생 4810명을 대상으로 성의식 조사를 했더니 남학생의 7.4%(197명)가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거칠게 다룰 때 성적 자극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여학생은 3%(70명)만이 동의했다. 또 남학생의 5%(139명), 여학생의 4%(88명)가 "폭력은 남자가 여자를 성적으로 흥분시키는 방법의 하나"라고 답했다.

이는 남녀 간 성관계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학생의 29%(773명)는 "남자는 돈 주고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답한 반면, 여학생은 8.8%만 이에 동의했다. 또 남학생의 19%(528명), 여학생의 15%(311명)가 "남자의 성적 충동은 본능적인 것이므로 참을 수 없다"고 했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이 성적 자극을 주기 위한 남성의 성폭력이나 성매매를 괜찮다고 믿는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며 "이런 학생들이 실제 성생활에서도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왜곡된 성의식은 어린 시절부터 가학적인 행위가 등장하는 음란물을 광범위하게 접해온 탓이 크다고 말한다. 청소년들의 집단 성폭행이나 성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포하는 사건 등이 모두 음란물에서 본 행위를 모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박사는 "담뱃갑에 해악을 알려주는 문구와 사진을 넣듯이, 아이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올바른 성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