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5.18, 조선일보]
나로호 2번 실패 아픔, 아리랑으로 승화했다
'나로호의 아픔을 아리랑으로 승화했다’
한국의 세 번째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가 18일 새벽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8일 새벽 1시 39분 일본 남부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리랑 3호가 태양전지판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항우연의 한 관계자는 발사 성공 직후 “(2차례 발사 실패 경험이 있는)나로호의 아픔을 아리랑으로 승화했다”며 기뻐했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이 만든 2단형 발사체 ‘H2A’에 실려 발사된 아리랑 3호는 이날 오전 3시 20분 대전에 항우연 지상국과 교신하는데 성공했다. 아리랑 3호는 ‘민수(民需)용’으로는 최고 수준의 해상도인 0.7m급 광학카메라를 이용해 한반도를 포함한 지구 전역을 관측하게 된다. 아리랑 3호에 장착된 고해상도 광학카메라는 흑백으로 찍을 경우 가로세로 70cm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한다. 이는 차량 종류는 물론 도로 위 방향표시를 깨끗하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컬러로 찍을 경우 이보다 해상도가 떨어져 가로세로 각 2.8m를 한 점으로 인식한다. 아리랑3호는 2006년 발사돼 현재까지 궤도를 돌고 있는 아리랑2호(흑백 해상도 1m급)보다 기능이 2배 정도 향상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해상도 카메라는 군사용으로 개발된 미국 ‘키홀(Key Hole)’ 정찰위성에 장착돼 있는데 해상도가 10cm급이다.
아리랑3호는 지상에서 685km 떨어진 궤도에서 98분주기로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반 돌며 지상을 디지털 영상으로 촬영한다. 아리랑3호는 초속 7.4㎞로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데 10여 분이 걸린다. 한반도 상공은 새벽 1시반과 오후 1시반 전후로 한 차례씩 하루에 두 번 지나간다.
최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목적실용위성3호(아리랑3호)사업단장은 “아리랑 2호와 아리랑 3호는 각각 매일 오전 10시반과 오후 1시반을 전후로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다”며 “아리랑 3호는 지상 685㎞ 상공에서 중형차와 소형차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아리랑 3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에 이어 상용으로는 세계 4번째로 1m 이하 물체를 식별하는 상용 서브미터급 위성을 가진 나라가 됐다.
2004년부터 시작된 아리랑 3호 개발에는 총 사업비 2826억원이 들어갔다. 아리랑 3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 두원중공업, 한화, AP우주항공, 세트렉아이 등 국내 민간기업에서 연인원 2400명이 개발에 참여했다.
- ▲ 아리랑 3호 임수 수행 상상도
아리랑 3호는 해상도 0.7m급 영상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3차원 지도를 만들고 홍수 가뭄으로 인한 재난상황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아리랑 2호는 아이티 대지진을 비롯해 2011년 발생한 일본 동북부 대지진 현장을 촬영해 피해규모를 파악하기도 했다.
아리랑 3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미국의 지오아이와 유럽 EADS 등 선진국이 주도하는 고급 위성 영상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오전과 오후 한번씩 한반도 상공을 지나기 때문에 최소한 낮시간에 발생한 대형 사고를 관측할 수 있다.
아리랑 3호의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와 3호, 국내 첫 정지궤도 통신해양위성 천리안 등 3기의 위성을 운용하게 됐다. 민간에서는 통신위성인 무궁화 5호와 올레1호, 한별위성이 현재 운용 중이다. 정부는 아리랑 3호를 포함해 올해 총 4기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야간이나 비가 올 때도 촬영할 수 있는 전천후 레이더 장비를 갖춘 아리랑5호도 하반기 중 발사된다. 아리랑 3호와 아리랑 5호가 발사에 성공하면 현재 하루 0.7회에 머물고 있는 한반도 관측횟수가 하루 3.5회로 늘어난다.
또 올하반기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소형위성발사체 나로호의 위성 궤도 진입 성공을 가늠할 나로과학위성과 우주 및 지구 관측 임무를 수행할 과학기술위성 3호도 이르면 연말께 발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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