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8, 조선일보]
학생 90%가 불행… 한국경제·사회 위기는 교실에서 시작
인천에 사는 중학교 3학년 박모(15)군. 반에서 성적이 중간쯤인 박군은 지난 6일 학교에서 1교시부터 6교시에 걸쳐 영화를 봤다. 중간에 잠을 자기도 했다. 고교 입시 전형이 거의 다 끝나자 교실에서 종일 영화만 튼 것이다. 요즘 고등학교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은 반에서 2~3명 정도. 다른 친구들은 하루 종일 멍한 얼굴로 영화를 보거나 떠들거나 책상에 엎어져 잠을 잔다. 박군은 초등학교 때만 해도 꿈이 '의사'였지만, 이젠 되고 싶은 게 없다. "의사는 공부 잘하고 잘사는 애들만 하는 거라대요. 일반계 가서 대학에 못 갈 것 같은데, 꿈이 무슨 소용이에요." 꿈이 사라진 박군에게 학교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학교는 그냥 기계적으로 왔다갔다하는 거예요. 아무 생각도 없고 …."
학생의 소질과 잠재력을 이끌어내 미래 인재로 키워내야 할 교육 현장에서 우리나라 대다수 학생들은 불행하다고 느끼며 고달파한다.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끌고 가야 할 수많은 예비 인재들이 오로지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주입식 교육에 짓눌려 싹을 피우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위 10%만 만족하는 교육 구조 속에서 나머지 학생들은 불만을 갖는다.
◇인재를 억누르는 교육
우리나라 학교 수업은 개인의 수준, 적성과 상관없는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를 갖지 못한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중1 이모(13)양은 "오늘 하루 종일 수업 시간에 우리 반 40명 중 교사에게 질문을 한 아이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성적이 하위권인 이양은 "좀 알아야 궁금한 것도 있을 텐데, 아예 모르니까 궁금한 것도 없고, 애들 앞에서 물어보는 것도 창피하다"며 "수업이 재미있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다"고 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고3 최모(18)군은 중학교 때 악기 연주나 식물을 기르는 것이 좋아 특성화고에 가고 싶었지만, 어른들의 강요로 일반고에 가야 했다. 교사와 부모님은 "인문계는 나와야 사람대접 받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국·영·수 수업을 위주로 하는 일반고에 다니는 것이 괴로웠다. 수업 시간에 딴생각을 하거나 잠을 자기 일쑤였던 최군은 급기야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면서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유한호 박사는 "학교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심 없고 이해할 수 없고 어려운 내용을 배우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학교는 한번 뒤처진 아이들이 다시 따라갈 수 있도록 끌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초·중학교에서부터 그러니까 고등학교쯤 가면 상당수 학생들이 불행하고 공부를 포기해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학교 수업은 개인의 수준, 적성과 상관없는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를 갖지 못한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중1 이모(13)양은 "오늘 하루 종일 수업 시간에 우리 반 40명 중 교사에게 질문을 한 아이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성적이 하위권인 이양은 "좀 알아야 궁금한 것도 있을 텐데, 아예 모르니까 궁금한 것도 없고, 애들 앞에서 물어보는 것도 창피하다"며 "수업이 재미있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다"고 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고3 최모(18)군은 중학교 때 악기 연주나 식물을 기르는 것이 좋아 특성화고에 가고 싶었지만, 어른들의 강요로 일반고에 가야 했다. 교사와 부모님은 "인문계는 나와야 사람대접 받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국·영·수 수업을 위주로 하는 일반고에 다니는 것이 괴로웠다. 수업 시간에 딴생각을 하거나 잠을 자기 일쑤였던 최군은 급기야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면서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유한호 박사는 "학교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심 없고 이해할 수 없고 어려운 내용을 배우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학교는 한번 뒤처진 아이들이 다시 따라갈 수 있도록 끌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초·중학교에서부터 그러니까 고등학교쯤 가면 상당수 학생들이 불행하고 공부를 포기해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시공부 외 다른 분야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공교육 속에서 인재로 크기는 더욱 어려운 게 한국 교육의 현실이다. 서울 강남 지역에 사는 중3 김모(15)양은 성적은 최하위권이었지만, 춤과 노래에 관심이 많았다. 예술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공부는 못하면서, 딴짓만 하고 있다"며 문제아 취급을 받았다. 수업 시간에 잠자고, 문제학생들과 점점 가까워졌다.
어린이재단 연수종합사회복지관의 서윤희 사회복지사는 "특히 저소득층 학생들은 사교육도 받지 못해 공부에 뒤처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아이들을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낙오하게 만드는 교육으론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상덕 한국교육개발원 연구기획실장은 "정답 맞히기 위주 교육, 호기심과 동기(動機)를 주지 못하는 교육으론 학생들을 창의력 있는 국가의 인재로 키워내지 못한다"며 "'창조'와 '혁신'이 무시되는 교육으론 경쟁력 있는 인재가 나오기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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