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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 1조달러... 세계경제史 바꿨다

죽장 2011. 12. 6. 17:05

[2011.12.6, 조선일보]

한국 무역 1조달러… 세계경제史 바꿨다

- 脫식민지국으론 최초로 '무역 9대국'에 이름 올려 -
- 건국 63년간 2만7000배… 수출 증가율 세계 1위 -

우리나라가 5일 연간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통관 집계 기준으로 수출 5150억달러, 수입 4850억달러로 무역 1조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948년 건국한 지 63년,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수출 주도의 경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50년 만에 세계에서 단 8개뿐인 '무역 1조달러 클럽'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새롭게 올렸다.

우리에 앞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독일·일본·중국·프랑스·영국·네덜란드·이탈리아 등 8개 국가다. 이들은 모두 식민지를 경영한 제국주의 국가였다. 한국은 세계사에서 유일하게 식민지 피지배국에서 독립한 국가로 무역 1조달러를 이루어낸 것이다.

무역은 한국 경제, 나아가 한국이라는 국가를 성장·발전시킨 가장 강력한 엔진이었다. 1948년 1900만달러였던 수출 규모는 2011년 5150억달러로 2만7000배 증가했다. 아프리카의 우간다·수단·튀니지·카메룬보다도 뒤진 세계 100위 수출국이 이제는 7위로 올라섰다. 이 기간 수출 통계가 파악되는 세계 131개국 중에서는 한국이 수출 증가율 세계 1위다. 무역 규모는 1962년 4억7800만달러에서 2000배 증가, 세계 65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 1962년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의 세계 최빈국은 200배 이상 증가한 2만759달러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수출입화물의 선적·하역작업으로 분주한 경남 창원시 안골동 부산신항 북컨테이너 부두. 지식경제부는 5일 우리나라가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고 밝혔다. /부산=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경제 위기를 돌파한 엔진도 수출이었다. 국가부도 상태에 빠졌던 IMF 외환위기는 이후 5년간 944억달러의 무역 흑자를 거두며 이겨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이후 3년간 1100억달러 무역 흑자를 거두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1960년대 초반 철광석과 우뭇가사리로 만든 한천, 오징어 따위를 수출하던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이 주력 수출품인 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 원장은 "앞으로는 취약한 서비스 분야 수출을 늘려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