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원고와 자료

대학간판도 중요

죽장 2011. 8. 26. 10:01

[2011.8.26, 조선일보]

"교육제도 문제 많지만, 대학간판 중요해"

- 적성보다는 대학간판 중시, 현재 교육제도 문제 많다 87.8% -

 

  시장조사 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는 현 교육제도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7.8%는 현재 교육제도에 문제가 많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군이래 최저학력'이라는 오명과 함께 새로운 대학입시선발과정이 많은 논란을 겪었던 2001년 같은 조사(88.9%)와도 큰 차이가 없는 결과이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를 느끼는 시각에는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91%(2001년 89.4%)는 요즘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인식을 가지면서도 실제로는 치열한 학부모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다.
  즉, 4년제 대학 특히 일류대학의 간판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특성이 치열한 교육 경쟁을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적성에 맞는 학과보다는 일류대학 진학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58.6%에 달했다. 개인의 적성과 목표보다는 대학의 이름이 중요시되는 것으로, 2001년(46.9%)보다도 10% 이상 상승한 결과이다.
  특히 현재 취업을 눈앞에 둔 20대와 직장을 다니는 30대의 응답률이 각각 62.7%와 65.4%로 더욱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대학교육이 오늘날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도 과반수를 넘는 54.6%에 이르렀다. 결국 대한민국의 지나친 교육열은 개인의 적성보다는 일류대학 진학만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기형적인 인식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공교육 활성화 정책에도 사교육 중시는 여전
  다만 조기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예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48.6%가 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2001년(63.8%)보다 15.2% 떨어진 것이다. 물론 여전히 절반 가까이가 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었으나, 적어도 조기교육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많은 ‘기러기 아빠’들을 양산했던 자녀 조기유학을 가능한 한 보내고 싶다는 의지도 다소나마 낮아졌으며(35.8%←2001년 42.5%), 자녀 영어교육이 빠를수록 좋다는 응답(51.8%←2001년 61.5%)도 줄어들었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사교육 영어시장이 활성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대학 자율화에 대한 동의율은 2001년(78.9%) 보다 10%가량 줄어든 68.6%로 나타났다. 대학등록금 문제 등 대학자율화를 통한 좋지 않은 결과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여전히 10명 중 7명 정도는 대학 자율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일련의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사교육에 의존하는 모습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류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과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묻자 전체 46.2%가 동의하였는데, 이는 지난 2001년(44.5%)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30대(53.4%)와 40대(59.2%)의 응답률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아이들 인성교육은 뒷전인가?
  이번 조사에 참여한 패널들은 우리나라 교육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기본적인 인성교육의 부족을 지적했다. 전체 응답자의 71.4%는 예의범절을 교육하는 학교가 거의 없다고 응답하였다. 2001년(63%)보다 응답률이 더 높아진 것으로, 그만큼 교육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 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우리나라 교육이 대학입시와 취업에만 치우친 나머지 인성교육에 대한 노력은 소홀히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결국 왕따, 학교 폭력 등 최근의 사회문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왕따 문제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겁난다는 의견이 과반수에 가까운 45.1%(2001년 39.2%)에 이르렀다. 학교에 아이들을 마음 놓고 보낼 수 없는 웃지 못할 풍토가 생겨난 것이다.
  결국 학교가 입시나 취업만을 위해 존재하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아닌, 지덕체를 골고루 함양하는 배움의 장이라는 기본적인 교육관의 확립이 재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 교육은 학교에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응답(28.5%←35.9%)이 예전보다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이런 결과들을 잘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