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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동상 세웁니다"

죽장 2011. 8. 3. 10:14

[2011.8.3, 조선일보]

파독광부 출신들 모임 고창원 회장
탄광까지 와 눈물의 감동 연설, 타국생활 고난 이긴 원동력 돼
간호사 포함 1000명 모금 참여

"박정희 대통령은 재독(在獨) 동포의 자존심과 정체성의 상징과 같은 분입니다. 우리 파독(派獨) 광부들은 박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하신 연설을 잊지 못합니다. 그 연설이 광부와 간호사들이 힘겨운 현실을 견디는 원동력이 돼 주었습니다."

독일로 파견됐던 한국인 광부 출신들의 모임인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가 독일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과 기념관을 만든다. 고창원(57) 글뤽아우프회 회장은 "파독 50주년인 후년에 앞서 내년 말까지 독일 중부 에센에 있는 재독한인문화회관 옆에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창원(57) 글뤽아우프회 회장이 재독한인문화회관 옆에 세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과 기념비의 예정지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의 동상·기념비는 건립추진위가 만든 가상도이다. /이혜운 특파원

한국 정부는 1960년대 초 독일에서 차관을 들여와 경제개발을 추진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담보로 세울 것이 없었다. 고육지책으로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들을 보내고, 그들의 월급을 담보 삼아 차관을 들여오기로 했다. 그렇게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무려 2만여명의 광부·간호사가 독일로 갔다. 광부 파견 한 해 뒤인 1964년 12월 박 대통령은 함보른 광산까지 찾아갔다. 그리고 이렇게 연설했다. "여러분 미안합니다. 외국에서 이런 고생을…. 그러나 우리의 자손들에게는 이런 불행을 겪게 하지 맙시다. 잘사는 나라를 남겨 줍시다…." 박 대통령이 흘린 눈물에 강당은 온통 눈물바다가 됐고, 그 눈물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싹을 틔웠다.

글뤽아우프회는 지난 2월 재독간호사협회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비문 및 동상 건립 추진을 위한 모임'을 출범시켰다. 6월 말에는 '고 박정희 동상 건립에 관한 공청회'도 열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동상과 정원 조성을 위한 시안까지 마련했다. 총비용은 3억5000만원. 고 회장은 "독일의 한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캐나다 등에 사는 1000여명의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들이 모금에 대거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은 3m 높이의 청동으로 만든다. 재독한인문화회관 옆 마당에 진달래와 무궁화로 태극기 형상의 '조국의 정원'을 조성하고, 그 가운데에 동상과 기념비를 세운다. 비(碑)에는 고 육영수 여사의 얼굴도 부조로 넣고, 이번 사업을 위해 기부한 이들의 이름도 새기기로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은 문화회관 지하 1층에 들어선다. 그의 독일 방문 시절 자료들을 비롯, 파독 광부·간호사들의 고생스럽지만 자부심 가득했던 독일 생활을 전하는 물건들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