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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라인’ 여성들은 어디서 옷을 사야 할까?”

죽장 2010. 12. 30. 09:42

 

다들 ‘S라인’ 여성을 위한 옷만 파는데, ‘D라인’ 여성들은 어디서 옷을 사야 할까?” 한 여고생은 궁금했다. 모든 쇼핑몰에서 날씬한 여성들을 위해 ‘44사이즈’, ‘S라인’이라는 광고를 하며 옷을 팔지만, 정작 남들보다 통통한 체형을 가진 여성들은 어디서 옷을 살까. 이들이 편하고 싸게 옷을 사고 싶지 않을까.

 

통통한 체형을 위한 중고 의류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 ‘육육걸즈’를 운영하는 박예나(18·전북여고)양은 이런 일종의 역발상을 사업아이템으로 연결해 ‘홈런’을 쳤다. 월 매출만 3000만원에 이르는 ‘육육걸즈’는 말 그대로 비교적 큰 체형의 여성들이 입는 ‘66사이즈’의 옷 위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박양은 ‘육육걸즈’를 통해 유명 브랜드의 젊은 여성용 중고 의류를 사다가 세탁과 손질을 해 2만~3만원에 판매한다. 물론 보통 여성들이 입는 옷보다 큰 옷을 판다. 비슷한 컨셉을 가진 인터넷쇼핑몰이 많이 생겼지만, ‘육육걸즈’는 가입한 회원만 2만8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성업 중이다.

 

박양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3년 전. 고입 연합고사를 치르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자신처럼 다른 여성보다 큰 체형을 가진 여성들이 편하게 옷을 구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을 만드는 것이었다.

 

직접 인터넷 등을 뒤지며 웹 사이트 제작과 쇼핑몰 운영법을 배웠다. 창업 자금은 부모님의 식당일을 돕고 받은 돈 10만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 돈을 쥐고 옷을 구하려고 간 동대문 시장에서는 아이 취급만 받았다. 그래서 자신이 입던 옷 20여점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면서 장사를 시작했다.

 

당연히 처음에는 어려웠다. 첫 달 매출은 불과 4만원.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재미있어서 하는 일”이었기에 계속할 수 있었다고 박양은 전했다. 인터넷 사이트를 열심히 드나들며, 중고 옷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면서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열심히 홍보를 했고, 점차 소문이 나면서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월 1000만원대로 올라선 매출은 작년 중반부터는 3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미술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꿈은 세계적인 의류사업가이다. 대학 진학도 그 꿈에 맞춰 패션산업전공을 택했다. 24일 전주대에 따르면 박양은 ‘수시 1차 수퍼스타 전형’에 합격해 최종 등록을 마쳤다. 학교 측은 쇼핑몰 모델을 구하기 위해 ‘길거리 캐스팅’을 하고, 동대문 새벽시장 조사 및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박양이 신세대 사업가로서 성공할 가능성을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박양의 입학 결정에 앞선 지난달 10일 이남식 전주대 총장은 박양과 면담을 통해 학교 차원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양은 “앞으로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패션산업을 배워 멋진 CEO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