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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신생어(新生語)

죽장 2010. 12. 21. 10:19

[2010.12.21, 조선일보]

2010년 신생어(新生語)

 

  포르노스캐너(porno-scanner), 커피스(coffice), 소팔라이즈(sofalize)….

  사전에는 없는 2010년 신생어(新生語)들이다. 올 한해 트렌드를 반영하는 신조어를 뉴욕타임스가 20일 정리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는 한국의 트렌드에서 유래한 '커피스'가 첫머리를 장식했다. 커피숍(coffee shop)이 사무실(office)처럼 다용도로 쓰이는 것을 가리킨다. '소팔라이즈'란 바깥으로 나다니기보다 집 안 소파(sofa)에 앉아 타인과 IT기기로 관계맺는(socialize) 풍조를 반영한다.

  정치 분야에서는 미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세라 페일린이 유행어 제조기였다. '페일리니즘'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엄마곰(mama grizzly)은 페일린이 중간선거 중에 퍼뜨린 단어. 이 한마디로 아이들 보호 정책에 열성인 보수 여성을 결집했다. 반박하다(refute)와 물리치다(repudiate)의 합성어인 '리퓨디에이트(refudiate)'는 페일린이 인터뷰에서 썼다. 처음엔 말실수인 것 같았는데 반복해 쓰면서 논박하다는 뜻의 강조어로 자리를 굳혔다. 연설의 달인 오바마 대통령도 '셸래킹(shellacking)'이란 단어를 유행시켰다. '크게 한 방 맞았다'는 뜻을 함축한 이 단어로 중간선거 '참패'를 시인했다.

  미 공항에서 논란이 된 전신 스캐너도 갖가지 파생어를 낳았다. 알몸처럼 모든 것이 드러난다고 해서 '포르노 스캐너' '스트립-서치 스캐너'라 조롱받았다. 전신스캐너를 거부하는 사람은 보안요원이 손바닥으로 온몸을 훑는 '강화된 신체접촉검색(enhanced pat-down)'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경제 불안을 반영하는 용어도 많았다. 지난 5월 6일 미 금융시장이 10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돌발 현상을 가리키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가 떴다. '피크 워터(peak water)'란 말도 등장했다. 석유생산량이 정점에 달해 고갈되기 시작한다는 뜻의 '피크 오일(peak oil)'에 빗대 식수 생산이 한계에 달했다는 주장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