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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高, 기술 르네상스 시대의 열쇠

죽장 2010. 12. 15. 10:21

[2010.12.15, 조선일보]

마이스터高, 기술 르네상스 시대의 열쇠

박병일/한국마이스터연합회회장

 

기술 명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高) 제도는 교육정책 중 여야를 막론하고 환영하는 드문 사례다. 그만큼 우리 직업교육에 적색등이 켜져 있다는 의미다. 현재 마이스터고는 국립 3·사립 3·공립 15개로 전국 21개교가 있으며, 2015년까지 50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이스터고의 혜택은 학비 면제, 기숙사비 지원, 협력업체 취업뿐 아니라 성적우수자에게는 해외직업학교 연수 기회가 주어지고 남자 졸업생은 최대 4년간 군입대 연기 등 다양하다. 또한 산업체에서 3년 이상 재직하면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길도 있다.

올해 마이스터고 입학 경쟁률은 최고 5.38대1, 최저 2.23대1로 평균 2.88대1이었다. 여타 전문계고 경쟁률과 비교해 볼 때 이례적이다. 1050개 기업에서 졸업생 1650명을 채용하기로 한 마이스터고와 기업의 산학협력채용 약정이 큰 작용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의 경우 21개 마이스터고 전체의 3~5%인 100~200명의 채용예정자를 선발해, 재학 중 1인당 500만원 정도의 학업보조비를 지원하고, 방과후학교를 통해 삼성전자와 교과부가 공동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한 후 채용한다. 또한 삼성에서 직접 산학겸임교사를 파견하기도 하며, 나아가 실력 조건을 갖추면 3년 후 대졸자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바꿀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맞춤형 인재양성 모델은 마이스터고의 성공적 정착뿐 아니라 청년실업 해결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마이스터고의 안착을 위해서는 일본·독일처럼 기업들의 투자·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리고 명장·기능한국인·기능올림픽 출신들의 노하우를 전하는 멘토링사업도 필요하다. 취업 후 경영·조직관리능력까지 갖출 수 있도록 마이스터고와 연계되는 전문대와 4년제 대학까지 지정 육성해야 한다. 또한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정책들도 나와야 한다.

마이스터고는 취업률뿐 아니라 취업의 질과 이를 통해 성공한 젊은 CEO의 뜨거운 심장 소리를 주변에서 들을 수 있을 때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기능·기술의 르네상스가 절실한 시대, 마이스터고가 그 열쇠다. 그 배경에는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철학도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