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시간.
몰고 간 차를 주차시켜놓고 돌아서는데
건물 옥상 위의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을 받치고 있는 느릅나무 이파리도-.
가을이다.
도회지의 낮 시간이 아직은 덥지만
계절은 분명히 가을의 절정이다.
결실의 계절이라지.
난 무슨 결실을 준비하고 있는가?
조직개편과 국정 감사
시·도 평가와 컨설팅장학
결산검사와 새해 예산 편성.....
눈앞으로 밀려오는 일처리에 밥 먹 듯 하는 야근인 데
결실이라..........?
“아, 옛날이여”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황금들판 논두렁에서 메뚜기 잡고
돌담 위로 늘어진 감나무 가지를 휘어잡아 홍시를 찾고
달빛 아래 귀뚜라미소리 함께 듣던 소녀도 있었는데.
그 날들이 그립다.
그 밤이 그립구나.
그래,
가을하늘이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