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고전(박재희교수)

상호하극(上好下極)

죽장 2010. 8. 6. 17:31

(KBS시사고전 : 박재희 교수)

                         상호하극(上好下極) (2010.6.24)

유행은 주목받고 있는 사람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됩니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가수가 새로운 머리 스타일로 등장하면

많은 청소년들은 그 머리모양을 동경하게 되고 결국 전국적인 유행으로 번지곤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공인은 말 한 마디 행동하나라도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파급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직의 책임을 맡고 있는 고위 경영자들의 처신은 더욱 중요합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조직전체의 생사가 엇갈린 예가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묵자>에 보면 리더의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초나라 왕은 가는 허리를 좋아했답니다.

짤록한 허리를 가진 여인을 좋아하고 나아가 가는 허리를 가진 신하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신하들은 가는 허리를 만들기 위해 하루 한 끼 밥을 먹는 것을 당연히 여겼고,

허리띠를 맬 때도 숨을 들어 마시고 꽉 쪼여서 벽을 잡고 겨우 일어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1년이 지난 후 초나라 조정에는 관리들이 모두 얼굴은 누렇게 뜨고 피부는 거칠어지고

몸은 말라서 바람도 못 이길 정도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요.

묵자는 나라의 지도자가 자신의 애호에 따라 신하들을 강요하면

신하들은 그 뜻을 따르다 무리하게 되어 재앙이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윗사람이 어느 일방적인 것을 좋아하면,

上有所好면 아랫사람은 더욱 심하게 그 좋아하는 것을 따르려 한다.

下必甚焉이라! 초나라 왕이 가는 허리를 좋아하는 편집증 때문에

초나라 신하들 모두 병약해 졌다는 묵자의 고사를 보면서

 

조직을 책임진 리더가 한 방향으로 편중되었을 때 엄청난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리더는 함부로 무엇을 좋아 한다고 이야기해서는 안 되며

어떤 일에 집착해서도 안 되며,

無心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화두를 던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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