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고전(박재희교수)

見利忘身

죽장 2010. 8. 6. 17:20

[KBS라디오 시사고전 : 박재희]

見利忘身 (2010.6.28)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승리에 도취될 때가 있습니다.

지금 이긴 승리가 영원하다는 착각에 빠져 교만과 자만에 빠지기도 합니다.

<장자>에는 눈앞에 이익에 눈이 멀어

자신이 위태로움에 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고사가 있습니다.

일명 견리망신의 고사입니다.

 

견리, 볼 견자에 이익 이자, 눈앞에 이익을 보고, 잊을 망자에 몸 신자,

내 몸에 다가올 위험을 잊어버린다는 뜻입니다.

 

장자가 밤나무 밭에 놀러 갔다가 이상한 까치 한 마리가 나무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자가 까치를 향해 돌을 던져 잡으려 하는 순간

까치는 본인이 위험에 빠진 것도 모르고 나무에 있는 사마귀 한 마리를 잡아먹으려고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마귀는 자기 뒤에 까치가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사실을 모른 채

매미를 향해 두 팔을 쳐들어 잡으려 하고 있었고,

매미는 그것도 모르고 그늘 아래서 자신이 승리자인양 모든 위험을 잊고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장자는 순간 세상의 모든 것들 중에 진정한 승자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던지려는 돌을 내려놓았죠.

 

그 때 밤나무 밭 지기가 쫓아와 장자가 밤을 훔치는 줄 알고 그에게 욕을 퍼부으며 막대기를 흔들었습니다.

장자 역시도 최후의 승자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서로 먹히고 물려 있으면서 자신이 영원한 승리자인 듯 착각하고 있습니다.

장자 우화에 나오는 매미든, 사마귀든, 까치든 장자든

각자 입장에서 자신이 승리의 주역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승리를 확신하고 승리에 도취되어 있는 순간

뒤에서 그 승리를 빼앗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입니다.

 

세상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습니다.

내 눈앞의 이익에 탐닉되어내 자신에게 다가올 위험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견리망신의 철학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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