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고전(박재희교수)

호접(胡蝶)몽(夢)

죽장 2010. 8. 6. 17:16

[KBS시사고전 : 박재희]

호접(胡蝶)몽(夢) (2010.7.16)

사람들은 인생을 한 바탕 꿈이라고 말합니다.

긴 시간인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잠시 꿈을 꾼 듯 빨리 지나간 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기금 생각하고 느끼고 보는 것들이 어쩌면 누군가의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일 수 있고,

우리가 꿈꾸는 꿈의 세계가 반대로 현실일 수 있다는 생각은 문학가들이 자주 인용하는 꿈의 미학입니다.

 

<장자> 제물론 편 마지막에는 꿈을 통해 장자의 철학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일명 장자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는 호접몽(胡蝶夢)의 이야기입니다.

昔者莊周夢爲胡蝶이라! 언젠가 장자가 꿈을 꾸어서 나비가 되었다.

栩栩然胡蝶也라! 기뻐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였다.

自喩適志與不知周也라 너무 유쾌하고 즐거워 내가 장자인지 조차 잠시 잊어버렸다.

俄然覺則거거然周也라! 잠시 후 꿈에서 깨어나 별 볼일 없는 장자를 보았다.

不知周之夢爲胡蝶,胡蝶之夢爲周與? 아! 장자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 것인지

나비가 꿈속에서 장자가 되어 나타난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도다.

꿈속의 나비가 진짜인지, 꿈을 꾸고 있는 내가 진짜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장자의 이야기 속에는

현실과 꿈속의 구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결국 세상은 어느 한 쪽만이 진실이 아니며,

어쩌면 끝없이 다양함이 공존하는 세계라는 것을 장자는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생을 잘 사신 분이든, 만족스럽게 살지 못한 분들이든 인생을 꿈 한 번 꾼 것에 비유하곤 합니다.

그러니 집착할 것도, 가지고 가야할 것도 없다는 것이지요.

 

장주 호접몽, 장자가 꿈을 꾸어 나비가 되었다는 이야기 속에

꿈과 현실은 둘이 아니고 어쩌면 하나의 고리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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