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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잎 구조 본뜬 나노 입자 개발

죽장 2010. 3. 25. 17:53

[2010.3.25, 동아일보]

KAIST, 연꽃잎 구조 본뜬 나노 입자 개발



  소금쟁이가 물 위를 자유롭게 걷거나 연꽃잎이 흙탕물 속에서도 아름답고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는 비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구조 덕분이다. 발바닥이나 잎 표면에 미세한 돌기가 빽빽하게 돋아나 있고 이들이 물을 튕겨내는 것이다. 이처럼 소금쟁이나 연꽃잎을 본뜬 ‘똑똑한 나노 입자’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양승만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광자유체집적소자 창의연구단)는 25일 “연꽃잎처럼 표면에 미세한 돌기와 홈이 파여 있는 구슬 모양의 작은 입자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세차가 거의 필요 없는 자동차, 김이 서리지 않는 유리, 비에 젖지 않는 섬유, 눈물에 얼룩이 지지 않는 화장품 등을 만드는 데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화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독일의 앙게반테 케미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으며 네이처도 25일자에 분석 기사로 양 교수의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진이 나노 입자를 만든 방법은 이렇다. 먼저 크기가 수백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의 유리구슬 수천 개를 특수 액체방울 위에 붙인다. 자외선을 쬐면 액체방울이 굳으면서 수천 개의 미세 유리구슬이 박혀 있는 구() 모양의 물체가 만들어진다. 다시 유리구슬을 녹여내면 골프공 같이 분화구가 촘촘하게 파인 미세 입자가 나온다. 강한 에너지를 가진 플라스마를 이용해 분화구를 깊게 파면 연꽃잎 구조가 완성된다. 양 교수는 “이 입자를 이용하면 물 위에 물체를 띄울 수도 있다”며 물 표면에 미세 입자를 뿌려 막을 만든 뒤 막 위에 물방울을 올려놓은 사진을 학술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연꽃잎 표면의 나노 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

빽빽하게 들어선 돌기가 물을 튕겨낸다.

사진 제공 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