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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홍 '과학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에

죽장 2009. 10. 22. 13:23

재미 한인 과학자 데니스 홍 '과학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에 뽑혀


달걀 집는 정교한 로봇 손… 건물 검사용 뱀 로봇 등 개발

시각장애인용 무인車는 "달 착륙에 버금" 평가받기도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국에서 건너간 여섯 살 소년은 영화 '스타워즈'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소년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로봇 R2D2와 C3PO. "스타워즈를 보는 순간 (내가) 평생 로봇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소년은 어릴 적 '느낌'대로 세계적인 로봇 과학자가 됐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과 데니스 홍(38·한국명 홍원서) 교수가 주인공이다. 미국의 과학 잡지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는 지난 15일 홍 교수를 제8회 '과학을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Ten Young Geniuses Shaking Up Science)'의 한 사람으로 뽑았다.


  파퓰러 사이언스는 "홍 교수는 자연을 단순히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의 원리를 더욱 발전시켜 정교한 로봇을 개발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 교수는 사람처럼 달걀을 집을 수 있는 정교한 로봇 손과 고층 건물을 기어오르는 건축물 검사용 뱀 로봇, 세 발로 가는 보행 로봇 등을 개발했다.

 

  데니스 홍 교수가 개발한 다족(多足) 보행 로봇 ./ 미 버지니아공대 제공


  "퍼듀대에서 학위를 받고 버지니아공대로 오니 모두 로봇의 지능에만 관심을 가졌어요. 전 자연 원리를 이용한 기계시스템에 집중했습니다."


  홍 교수는 "모방만이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했다. 사람이 한 다리를 땅에 짚고 다른 다리를 추처럼 움직여 걷는 원리를 응용해 다리 3개 로봇을 개발하는 식이다. 로봇의 두 다리가 땅을 딛고 있으면 그 사이 다리가 흔들리며 앞으로 간다. 이렇게 다리를 번갈아 흔들면서 걷도록 했다. 사람이 인대를 이용해 손가락을 구부리는 데 착안해 모터 대신 공기압으로 힘을 조절해 달걀을 집을 수 있을 정도의 정교한 로봇 손도 만들었다.


홍 교수는 2007년엔 미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무인자동차 대회에서 3위로 입상해 50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 무인자동차를 시각장애인이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로 개량,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해 CBS, NBC, 영국 BBC, 일본 NHK 방송에 크게 소개됐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당시 시연회에 참가한 시각장애인의 입을 빌려 "달 착륙에 버금가는 성과"라고 보도했다. 이런 성과로 미 국립과학재단(NSF)의 '젊은 과학자상', 'GM 젊은 연구자상'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교육상' 등도 받았다.


  그는 요즘 찰리(CHARLI)라는 인간형 로봇을 개발 중이다. 또한 KAIST에서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를 발전시키는 연구도 하고 있다.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한국에서는 한 분야가 뜨면 모두 그쪽으로 몰려가는 모습을 자주 봤다. 하지만 성공하려면 자신만의 길을 찾아 일인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런 자세를 아버지로부터 배웠다고 했다. 부친 홍용식 박사는 보잉 연구원을 거쳐 인하대 교수와 한국항공우주학회장을 역임한 항공우주 공학자다. 형 또한 미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며, 누나는 미 국립보건원 연구원이다.

 

[2009.10.22.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