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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의 힘

죽장 2009. 7. 9. 11:11

잡념의 힘

- 과학자들 "우연한 발견 '유레카'는 잡생각에서 출발" -


  몸이 약했던 프랑스의 수학자 데카르트(Descartes)는 군대 막사에 누워 바둑판 모양의 천장에 파리가 기어 다니는 것을 보고 좌표평면을 만들었다. 영국의 물리학자 뉴턴(Newton)은 과수원에 앉아 있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그리스의 물리학자 아르키메데스(Archimedes)는 우연히 목욕탕에 들어갔다가 부력의 원리를 알아냈다. 이것이 바로 우연히 찾아온 발견의 순간 '유레카!(Eureka·알았다!)'다.

 

  지금까지는 '유레카'의 원인에 대해 밝혀낸 사람이 없었다. 때문에 몇몇은 '하늘이 내린 계시'라고 말하기도 하고, 일부는 '지어낸 얘기'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최근 과학자들이 유레카의 원인에 대해 밝혀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드렉셀대의 존 코니어스(Kounios) 교수와 노스웨스턴대 마크 융 비먼Jung-Beeman)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퍼즐을 풀게 하고, 뇌 스캐너와 뇌파 움직임 감지 센서를 이용해 뇌의 움직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어떤 순간 뇌에서 특이한 감마파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전두엽에서 나오는 뇌파도 강해지는데 그 순간이 유레카라는 것이다.

 

  유레카는 실험실 밖에서 더 잘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비밀의 열쇠가 '잡념과 공상'이라고 말했다. 코니어스 교수는 "잡념(wandering mind·한가지 주제에 얽매이지 않는 생각)이 많거나, 한가지 생각에 집중하지 못할 때 우리의 뇌는 더욱 활동적이다"고 말했다.

 

  피츠버그대의 마크 훨러(Wheeler)는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 문제에 대해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다양한 생각을 통해 뇌파를 다양한 패턴으로 활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분석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과 통찰력으로 문제를 푸는 것은 서로 다른 메커니즘이라는 것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카리나 크리스토프(Christoff) 박사는 '공상의 힘'에 주목한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 중 3분의 1을 '공상'을 하면서 보내는데, 이때의 뇌의 활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활동적이라는 것이다.

[2009.6.23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