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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졸업한 광부의 아들, 매출 120억 CEO로

죽장 2009. 6. 23. 11:19
 

공고 졸업한 광부의 아들, 매출 120억 CEO로

- 김종현 쎄크 대표 이달의 기능 한국인 -


  "기능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실력보다는 학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6월 '이달의 기능 한국인'이 된 김종현(46) ㈜쎄크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야말로 가정환경, 학벌, 학력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김 대표는 강원도 태백에서 가난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가진 것 없는 그에게 주변에선 인문계고 대신 "기술을 배우면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태백 기계고를 택했다. 고3 때 강원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졸업 후 곧바로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2년 차 사원이던 1983년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기능올림픽에 출전해 삼성 직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기계제도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렇게 삼성전자 자동화 기계설비 파트에서 10년을 보냈다.

  그는 "회사에서 승승장구했지만 나만의 기술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서" 후배 4명과 함께 지금의 ㈜쎄크를 만들었다. 1991년, 그의 나이 28세 때였다.

  창업 초기 사업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영업을 제대로 못해 매출은 들쭉날쭉했다. 협력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5년간은 빚을 갚느라 허둥댔다. 하지만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기술 개발에 전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계에서 앞선 기술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매출이 늘어났다. 그동안 회사가 획득한 특허만 '산업용 X선 검사기 기술' 등 27개가 됐다. 이 중 16개는 직접 개발한 것이다.

  알짜 중소기업의 기술은 세계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반도체 제조 장비, 전자현미경 등 정밀 기계분야의 기술과 제품은 중국과 일본·유럽·미국 등 해외시장을 공략 중이다. 5명이 시작한 회사는 71명, 연 매출만 120억원이 넘는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신입사원 채용도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친다. 기능대회 출신을 선호한다. 그는 "우리 사회가 학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인지 우수한 공고 출신 기능인들이 취업보다는 진학을 선호한다"며 "실력으로 무장한 기능인들이 학력을 이유로 인정받지 못할 때가 가장 아쉽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공부에 별 흥미를 갖지 못하자 공고를 보내 기술을 배우게 한 뒤 자신의 회사 평사원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우리 회사가 우수한 후배 기능인을 양성하는 요람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9.6.23.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