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나, 결혼한다

죽장 2007. 10. 23. 08:02

10월들어 청첩장 접수량이 부쩍 늘어났다.

둘째주와 셋째주가 피크를 이루었다.

평균 10장은 넘었으니까.

동료 누구는 매주 상당수의 청첩장을 받아들고

축하 할 일이 이렇게 많아 좋다며 웃기도 한다.

 

청첩장을 받으면 

우선 누가 보낸 것인가를 확인해보고,

다음은 직접 참석할 것인가, 축의금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한다.

축의금만 보낼 경우 참석하는 인편에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것도 마땅치 않을 때는 우체국에 가서 '축하환'으로 보내기도 한다.

 

어느 지방에는

아예 청첩장에 거래계좌번호를 인쇄하여 보내기도 한다고 들었지만

아직은 이 방법이 낯이 설다.

낯설어만 할 것이 아니라

아주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도 가끔은 계좌번호를 물어 보내는 편리함도 누리고 있으니까.

 

얼마 전에 받은 한장의 청첩장은 조금 이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보낸 이가 모르는 사람이었다.

내 주소와 이름이 분명한 걸로 봐서 나를 아는 사람이 틀림없는데

이런 저런 인연을 곰곰히 따져보았지만 생각이 나질 않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 어찌해야 할 것인가 망설여진다.

일단 축의금을 보낼까, 아니면 두고 좀더 생각해 볼까를 고민하면서

다시 며칠이 흘러가 그만 시기를 놓친 경우가 있었다.

 

뒤에 그 장본인을 알게되면

아주 민망하여 얼굴이 화끈거리게 될 것이다.

청첩장을 보낼 때는 받는 사람과의 인연의 정도를 생각해 볼 일이다.

결혼시즌을 보내면서 생각해 본다.

또, 내 아이들 결혼시키고, 앞으로 결혼해야하는 아이를 보면서 생각해본다.

 

좋은 계절 10월에

세상을 향해 "나, 결혼한다"고 큰소리를 지르며 탄생한

모든 선남선녀의 새 가정을 축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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