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풍경
권 영 달
「세상에 넘치는 것은 온통 칼라로 넘치는 화려한 문명의 불, 번갯불 같이 번쩍이는 찰라적인 불이다. 변화무쌍한 불이 인간의 미래를 편리하게 바꿔줄 수는 있을 것이나 질화로 잿 속에 묻혀있던 아버지의 마음 같지는 않으리라. 때로는 그것이 순간적인 쾌락과 진한 흥분을 가져다줄 수는 있겠지만 옷가지의 주름살을 펴주던 엄마의 따스함을 대신할 수는 없으리라.」
- 조명래의 수필 《그리운 풍경》중에서 -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사람의 생각이 변해가는가 하면 그들이 만드는 물체의 색깔들이 화려하게 변해가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의 옷이 그렇고, 거리를 밝히는 네온사인이 그렇다.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분주하게 지나가는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가끔씩 생각나는 것은 화려한 디지털 불빛이 아니라 추억의 색깔 같은 따스함이다. 돌아보면 누구나 유년의 화폭에 따스한 불씨 하나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퇴색되어가는 고향의 모습이며, 반백의 세월을 지켜주시는 부모님의 마음이다. 변치 않는 친구의 우정이다. 이 겨울을 나면서 마음의 주름살을 펴주던 질화로 같은 따스함이 못내 그립다. 그 색깔이며 온기는 결코 하려하지 않지만 세월 따라 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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