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7,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 English]
CNN이 보도한 한국 음주문화
미국 CNN방송이 'Parts Unknown' 프로를 통해 포장마차·노래방·치맥·소맥·번데기탕·산낙지·부대찌개 등을 소개했다. CNN은 서울에서 촬영한 이 프로와 별도로 한국의 술자리에서 살아남는(survive a drinking session) 요령도 전했다.
"'회식'이란 원래 '동료들과 함께하는 식사'인데, 실제로는(in practice) 음주 파티가 된다. 어떤 직장 상사는 모두 맥주잔에 소주를 채우게 하는 걸로 시작해(start out with everyone filling a beer glass with soju) 즉각 들이켜게(down it on the spot) 한다. 술자리는 서로를 알아가는 방편으로 여겨진다(be considered a way to get to know each other). 직장에서 또는 점심 먹으며 말 못할(can't say at work or talk about over lunch) 것도 자연스레 주고받는다. 술잔을 권하면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표시다.
교통체증(traffic congestion)이 음주문화와 상응한다는(correspond with the drinking culture) 말도 있다. 월요일은 회식에 선호되는 요일이어서 퇴근 시간대 차량 숫자가 적다. 차를 두고 나오기 때문이다. 수요일·목요일에도 회식이 많다. 금요일에는 퇴근 교통혼잡이 최악이 된다. 주말에 어디 가려고 모두 차를 가져가는 탓이다.
상하 위계를 잊지(forget the hierarchy) 말아야 한다. '높은 사람'을 구분해(identify the 'higher person') 그들의 말에 부응해 따라간다(defer to them accordingly). '높은 사람'이 건배를 외치면 모두 함께 단숨에 들이켜야(drink off at draught in one go) 한다. 거부하면 분위기 깨는 사람(a mood killer) 또는 무례한 것으로 여겨진다(be deemed rude). 임신을 했거나 이미 토하고 있지(be already puking) 않은 한 웬만한 이유는 통하지 않는다. 3년째 금주 중이라고(be on the wagon) 해봐야 소용없다. 일단은 받은 뒤 테이블 밑이나 물잔에 쏟아 조심스레 비워야(discreetly get rid of it) 한다.
목청 준비운동을 해놔야(flex your vocal cords) 한다. 엄청난 노래방 숫자가 증명하듯(as evidenced by the staggering number of karaoke bars) 술자리는 늘상 노래방으로 이어진다. 외국인도 그냥 두지 않는다. 구슬리고, 협박하고, 밀어붙이고, 회유한다(coax, threaten, push and cajole). 엄청난 동료집단의 압력에 망가질 각오를 해야(be prepared to crack under the immense peer pressure) 한다.
'흑기사(남성)' '흑장미(여성)'에게 구원을 요청할(call a black knight[male] or a black rose[female] to your rescue) 수는 있다. 하지만 이내 후회하게 된다. 벌칙이 따르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 앞에서 엉덩이로 자신의 이름을 쓰면서(spell your name out with your butt) '억지로라도 마실걸' 하며 후회한다."
CNN의 이 기사는 'Bottoms up'으로 끝을 맺는다. 잔을 한 번에 비우라는 뜻이지만, 여기에선 ('원샷'을 못할 경우 이름을 쓰기 위해) '엉덩이(bottom)를 들어 올리라'는 이중적 의미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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