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3,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 English]
간통한 여인의 속죄
남편이 간통을 한(commit adultery) 사실을 알게 된 아내의 태도가 국가별로 다르다는 우스개가 있다. "프랑스 아내는 정부(情婦)를 죽이고(kill his mistress), 이탈리아는 남편을, 스페인은 두 인간 모두를 죽이고, 독일 아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kill herself)."
다음은 본인이 간통을 해 합의이혼한(divorce by agreement) 영국 여성 니나 조이(53)가 남남이 된 전 남편(estranged ex-husband)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공개 편지(a heart-wringing open letter)다.
"당신이 18세, 나는 16세 때 처음 만났지요. 당신에게 반해 있었어요(be smitten by you). 전통에 따라(in a nod to tradition) 당신은 내 아버지를 통해 청혼을 했고(ask my father for my hand) 나는 온 세상을 얻은(be on top of the world) 듯 기뻤지요. 기억해요? 내가 왜 갑자기 '왼손잡이'가 됐는지(suddenly become a 'left-handed')? 반지 자랑하고 싶어(show the ring off) 왼손만 들어 보이곤 했잖아요.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건대(with hand on heart) 당신은 내게 무척 잘해줬어요. 꿈꿔왔던 결혼 생활이었어요. 그런데 결혼 6년 되던 해 끔찍하게 꼬이기 시작했지요. 은행 빚을 얻어 큰 집으로 이사간 직후 금리(interest rates)가 치솟았고, 설상가상(to make matters worse)으로 당신은 한마디 상의도 없이 회사를 그만둬버렸지요. 생계비를 버는 가장(家長·breadwinner)이 된 나는 너무 힘들었어요. 결국 내 스스로 파멸의 길로 접어들었지요(set myself on a destructive path).
10년간 한 사무실에서 일해온 남자가 있었어요. 계속 추근댔어요(constantly come on to me). 매번 그의 접근을 퇴짜놓곤(rebuff his advances) 했지요. 그런데 당신이 내 사무실로 전화를 해온 어느 날이었어요. 면접에서 또 떨어졌다고 했지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나봐요. 그 남자가 진정시켜주겠노라 점심을 사줬어요(take me to lunch to calm me down). 점심은 저녁이 되고, 저녁은 불륜으로 바뀌었어요(turn into an affair). 의지하고 말을 할 누군가가 필요했어요(need someone to turn to and talk to). 그렇게 이중생활을 했어요(live a double life). 현실에 지쳐가는 당신을 보며 나도 힘이 빠졌어요.
뭔가를 알아챈(pick up on something) 당신이 어느 날 물었지요. "누구 만나고 있어?" 당신 가슴을 찢어놓을(tear at your heart) 것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지 못했어요. 등에 비수를 꽂는(stick a knife in your back) 말에 당신은 화장실로 뛰쳐들어갔지요. 별거를 하고 합의이혼을 했지요. 이혼 서류에 '간통'이라고 써놓았더군요. 그 남자와는 15년간 살다가 멀어졌어요(drift apart). 그 벌은 내가 초래한(bring on myself the punishment) 것이에요.
말기암을 앓고 있어요(suffer from terminal cancer). 림프절, 폐, 뼈, 간에 전이가 됐대요(spread to my lymph nodes, lungs, bones and liver). 이 편지는 다시 만나자는 애원이 아니에요. 죽기 전에 용서를 빌고(beg for your forgiveness) 싶었을 뿐이에요. 당신이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에요. 정말 미안했어요. 용서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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