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

황당한데 재미는 있는 이야기

죽장 2015. 1. 29. 13:41

[2015.1.29, 조선일보, 윤희영의 뉴잉글리쉬]

 

황당한데 재미는 있는 이야기

 

요즘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떠도는 글이다. 독자께서 소개해달라고 보내주셨다. 제목은 '진정한 프로들의 세계'. 제목과 내용이 영 어울리지 않는 황당한(be preposterous) 얘기지만 그럴싸하다(be plausible).

 

형제 강도가 흉기를 들고(carry a deadly weapon) 은행을 털러(burgle a bank) 들어갔다. 은행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소리쳤다. "꼼짝 마라(Freeze!). 살고 싶으면 움직이지 마라(Stay where you are if you want to stay alive). 우리가 가져가는 돈은 은행 돈일 뿐이고 목숨은 여러분의 것이니…. 시키는 대로만 하면(do as you are told) 여러분 것은 절대 빼앗아가지 않겠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아서 은행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납작 엎드렸다(lie down flat). "저 강도들 뭐지? 무슨 콘셉트야? 개념이 있는 놈들이야, 없는 놈들이야?" 일반적인 생각을 뒤엎은 반전(反轉) 콘셉트 전략의 성공이었다.

강도 형제는 돈주머니를 들쳐 메고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쳤다(take it on the lam).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한참 동안 숨죽이고 숨어 있던(be in hiding with bated breath)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경영학 석사) 출신 동생이 중학교만 졸업한 형에게 말했다. "형, 우리 얼마나 가져왔는지 세 봅시다." 형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be extremely deplorable)듯 일갈했다. "야, 이 멍청한 놈아. 이 돈을 다 세려면 얼마나 힘들겠냐. 오늘 밤 뉴스에서 알려줄 테니 기다려 봐." 이건 경험이 학벌보다 더 중요한 이유다.

 

강도를 당한 은행에선 난리가 났다(have an uproar). 법석을 떨었다(make a fuss). 부지점장이 지점장에게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report it to the police) 한다며 안달을 했다(get the red ass). 그런데 지점장은 태연자약했다(keep his calm).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put on his thinking cap)듯 하더니 안절부절못하는(fret his heart) 부지점장에게 침착하게 말했다(speak in a cool tone).

 

"잠깐…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일단 10억은 우리 몫으로 빼놓읍시다. 그리고 70억은 지금까지 우리가 횡령한 돈을 메우는 걸로 합시다"라며 눈을 찡긋했다(crinkle his eyes). 온갖 술수를 다 써가며(try every possible means available) 지점장 자리에 오른 그의 '파도 타며 헤엄치기 전략'이었다. 사리사욕을 챙기는(line his own pocket) 데는 달인(達人)인 지점장께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have a wicked grin) 덧붙이는 말씀. "강도가 한 달에 한 번씩 들러주면 좋겠구먼…."

 

그날 밤 TV 뉴스에 은행에 강도가 들어 100억을 강탈해갔다고 보도됐다. 강도 형제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 돈을 세어봤다. 그런데 아무리 세어봐도 20억이었다. 강도 형제는 땅을 치며 억울해했다. "저런 날강도 같은 놈들. 우리는 목숨 걸고 20억 훔쳐왔는데…. 저놈들은 손가락 하나로 80억을 챙겨가는구나."

 

이건 정계·재계·학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그 시스템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가장 위험한 존재, 즉 강도들도 혀를 차며(click their tongues) 욕을 퍼붓는(hurl abuses) 날강도가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