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아버지 숙종

죽장 2010. 8. 25. 17:53

한성부 판관나으리로 돌아간 깨방정 숙종이

아들 금왕자와 한나절을 보낸 시간은 입가에 종일 미소가 걸리게 했지요. 

왕자마마에게 무례를 범한 것을

사죄하러 왔다며 얼렁뚱땅 금에게 한성부판관이라고 속이는 숙종은

금이 귀엽고 의젓해서 예뻐 죽을 지경입니다.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 게지,

내 옷차림이 그랬으니 자네보다 윗전이라는 걸 어찌 알았겠나?".

어찌 이리 말도 귀티가 좔좔 흐르게 하는지,

숙종의 뒷말은 사람 여럿 배꼽잡게 만듭니다.

"소신도 소신보다 높은 윗전이 계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쿡! 웃음보터지는 상선 배꼽잡기 일보직전입니다.

왜 안그러겠어요? 이런 게 부모마음이지요.

맛있는 것은 자식 먼저 먹이고 싶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자식에게 해 주고 싶은 게 부모마음인 게지요.

사내 대장부이고 보니 용서해주겠다는 금의 말에

그저 감읍할 따름이라는 숙종은 금과의 대화가 재미있어 죽습니다. 

자그만 입에서 어찌 그리 하는 말마다 왕자의 위엄이 쩌는지,

숙종은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아이가 내 아들이다. 내 아들 금왕자다"라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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