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나라 말기부터 명나라 초기에 걸쳐 염불수행으로 중생을 교화했던 묘협 스님의 글
보왕삼매염불직지(寶王三昧念佛直指)의 십대애행(十大碍行 : 열 가지 큰 장애가 되는 행)을 읽으면서
새해 무탈을 기원한다.
역설 중의 역설(逆說)이지만 새겨볼 일이다.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念身不求無病) :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건강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이 좋은 약이다.
2.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處世不求無難) :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긴다. 근심과 곤란의 처지를 알아 가는 세상을 살라.
3.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求心不求無障) :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그 장애 속에서도 벗어나는 방법을 얻으라.
4. 수행함에 있어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立行不求無魔) : 수행하는 데 있어 혼란케 하는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모든 마군으로서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가깝게 두라.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謀事不求易成) : 일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된다. 일을 대할 때는 힘들고 고생스럽게 성취하라.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로워지기를 바라지 말라(交情不求益我) : 내가 이로워지기를 바라면 의리를 상하게 된다. 그러니 순수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於人不求順適) :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저절로 교만해진다.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서 원림(園林)을 삼으라.
8.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施德不求望報) : 과한 보상을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갖게 된다. 덕 베푸는 것을 헌 신처럼 버려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見利不求霑分) :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겨난다.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10. 억울함을 당했다고 밝히려 하지 말라(被抑不求申明) : 작은 억울함마저 모두 밝히려 하면 원망하는 마음이 가득 찬다.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자신의 부족이 무엇이었는지 그 수행의 문을 삼으라.
이경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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