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얼굴, 소리, 그림

죽장 2006. 11. 7. 16:46

지난 토요일에 개최했던
제3회 선주백일장의 주제이다.

심사하면서 일별하니
친구 얼굴, 엄마 얼굴,
음악(악기)소리, 라디오 소리
내가 그린 풍경화들이 많았다.

그와는 달리
주제를 정하면서 나의 생각은 이랬다.
눈에 보이는 얼굴 말고
행복하거나 힘든 삶의 모습이며,
미래의 자화상도 얼굴이 될 것이다.
천둥소리 같이 큰소리만 소리가 아니라
낙엽 떨어지는 소리,
새싹 움트는 소리처럼 아주 작은 소리는 없을까?
물감이 있고, 경치가 있는 그림이 아니라
마음속에 그려진 그림을 떠올려 보았다.
소년시절 추억의 집이며 사람이며 풍경들 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이요, 미래다.
내가 만들어가는 얼굴, 내 마음의 얼굴.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소리, 마음의 소리.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 남이 보는 내 그림.
그리하여 오늘의 백일장이
저들의 미래모습을 그려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날은 올해의 마지막 가을날이었다.
눈을 들면 포근한 기온, 서늘한 바람이 있었고,
그리고 금잔디 위에 지천으로 깔린 낙엽이 있었고
동심이며, 시심이 가득했던
축복받은 가을 한나절이었다.

 

[백일장 심사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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