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수병은 묵언으로 답한다

죽장 2010. 4. 14. 22:07

수병은 묵언으로 답한다 - 윤승호

마지막 귀대 명령을 듣기 전에  
나의 임무는 끝났다
그저 조국의 부름을 받았고
명령에 따라 나의 길을 갔을 뿐이다

최후까지 조국을 지키고
조국과 어머니품과 같은 함체를 지키려
꽉 움켜잡고 또 잡았다
가라앉는 함체를 잡은 손이 펴지지 않는다
내가 잡은 함체는
둘로 갈라지어 이어보려 했지만

그래도 나는 마지막 까지
나의 가족을 지키듯 잡고 또 잡았다
나는 조국의 명령을 여기까지 들었고
지금도 그 명령에 따르고 있다

서해바다 속에서 동해바다 속에서
그리고 남해바다 속에서
내 땅과 바다를 지키는 수병으로서
영원히 살아가리라

나에게 명령은 이제 묵언으로 답한다
나의 천륜을 갈라놓은 게 너지만
지금 너에게 무어라 물어볼까
너를 어떻게 원망할까 그저 너에게 되물어본다

이제 이 바다를 지키는 수병은
너의 기억에 남아 있을 때 까지
우리는 서해 바다에 남아있을 것이다
오래토록 나에게 서해 바다를 지키게 해다오

살아남은 내 전우에게
이제 남은 명령은 그대들 몫이오
나의 빈자리에 이리 적어 주시오
최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군인으로 살았다고

그리고 이 모든 답은 묵언으로 답하리

* 천안함 실종자들에게 '대한민국의 마지막 명령이다 귀환하라'는 시가 발표되어

  국민들의 심금을  울린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누리꾼 윤승호씨가 '수병은 묵언으로 답한다'로

  실종자들과 사망자들의 심정을 대변한 글을 올렸습니다. 

  '마지막 귀대 명령을 듣기전에 나의 임무는 끝났다'.....

  가슴 저미는 이글을 보며 해군들의 비장한 느낌마져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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