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슨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등에 받으며
졸고 있던 한낮-.
결재서류를 들고 왔다가 나가는 직원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 친구와 고향이 같다는 제자 H군의 안부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아들이 5살과 3살이라는
씩씩한 음성이 수화기를 울린다.
풍문으로 잘들 살고 있다는 소식만
가끔 들으면 되는 것을-.
너무 적조해 죄송합니다.
일간 한번 찾아 뵙겠습니다.
입에 발린 소리가 허전하다.
차라리 따스한 햇살 한점이 더 좋다.
탁자에 놓인 국화분재가 아무 말도 없지만 더 좋다.
심호흡을 하며 진한 국화향기를 끌어당긴다.
11월 한낮의
사무실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