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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발린 소리

죽장 2005. 11. 10. 15:26

따슨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등에 받으며

졸고 있던 한낮-.

 

결재서류를 들고 왔다가 나가는 직원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 친구와 고향이 같다는 제자 H군의 안부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아들이 5살과 3살이라는

씩씩한 음성이 수화기를 울린다.

풍문으로 잘들 살고 있다는 소식만

가끔 들으면 되는 것을-.

 

너무 적조해 죄송합니다.

일간 한번 찾아 뵙겠습니다.

입에 발린 소리가 허전하다.

 

차라리 따스한 햇살 한점이 더 좋다.

탁자에 놓인 국화분재가 아무 말도 없지만 더 좋다.

심호흡을 하며 진한 국화향기를 끌어당긴다.

 

11월 한낮의

사무실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