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여자는 '공감'을 받고 싶어 한다.
조수석에 앉은 마누라가 초행길인지라 헤매는 나를 보고
'내려서 지나는 행인에게 물어보세요'라고 해도
난 못들은 척 그냥 찾아가고 싶어 한다.
그까짓꺼 내 능력으로 충분히 찾을 수 있으니 두고 보라는 뱃장이다.
자존심에 약간의 상처를 받은 나는 기분이 별로가 된다.
이른바 '인정'을 받지 못한데서 오는 불쾌감이다.
동네 마켓에서 나오면서 아내가 하는 말
'그집 주인여자 참 별꼴이야'라며 화를 낸다.
'이쁘고 현명한 당신이 참아야지 왜 그래'하면 곤란하다.
'당신말이 맞아, 그 집에 다시는 가지 말아야지'하면 입이 벌어진다.
이처럼 '공감'해 줄 때 더 기분이 좋아하는 법이다.
살비벼가며 수십년을 살아도 항상 미묘한 구석이 남는
남과 여.
인간이 가진 감정이란 미묘한 실체는
결코 극복되지도, 정복되지도 않는다.
전번 연수 때 어느 강사가 한 말이 생각난다.
'마누라가 나 잘못되라고 말하겠나.
마누라 말을 100% 순종하면 아주 편안하다.
난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고.....
어! 오늘 아침 어찌하여
남자이야기와 여자이야기에 이어
마누라 이야기까지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