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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의 확인

죽장 2005. 9. 5. 11:07

파묵칼레는 온천 휴양지입니다.

에페소에서 나와 점심을 먹고는 데니즐리를 지나 달려갔습니다.

이곳 파묵칼레 역시 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가 다녀간 곳 이랍니다.

지붕 꼭대기에 빈병이 꽂혀 있었습니다.

저 병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 ... 엄마, 내가 옆집의 유리병을 깨뜨렸어.

그집 규수 예쁜 것은 엄마도 알잖아.

난 그 처녀가 좋아. 그렇다면 가보자구나, 얘야.

엄마와 함께 처녀의 집으로 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수줍은 처녀는 안으로 들어가 정성들여 끓인 커피를 내왔지 뭡니까.

(엄마, 쓴 커피를 끓여와 거절 당하지 않아 다행이지.

이 커피맛좀 봐. 달콤한 우리 사랑의 시작이야)

동네 사람들을 초청한 결혼축하연은 온 종일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드디어 해가 기울어 밤이 되었습니다.

이른바 초야 아니겠습니까.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순백의 수건을 건네주었습니다.

며느리의 순결을 확인하려는 것이지요.

날이 밝았습니다.

수건을 건네받은 어머니는 기쁨을 참지 못하는 음성으로 소리쳤습니다.

아, 붉어!

너무 붉은 색이야.

네가 처녀였음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

대문에 높이 걸자. 깃발로 펄럭이게 하자

(만약 이 증명이 없었다면

친정아버지는 수치스러움을 이기지 못해 자결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네 아빠도 그랬지만 너의 선택도 멋있었다, 아들아.

가문의 명예에 걸맞게 열심히 살아라.

아들, 딸 많이 낳고... ....

 

따스한 온천수가 기다리고 있는 파묵칼레가 보입니다.

목화밭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