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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찔레꽃 핀 언덕으로

죽장 2005. 6. 2. 16:49

"가자! 찔레꽃 핀 언덕으로-" 하면서

아내의 손을 잡고 나섰습니다.

아카시아꽃이 지고난 오월의 산하에는

찔레꽃이 만발해 있습니다.

 

알맞게 불고 있는 바람결을 타고

알싸한 내음이 전해옵니다.

다들 아시죠,

진한 찔레꽃 향기를.

 

마침 속리산에 고사리가 많다는 소리까지 들었던지라

님도 보고 뽕도 따야겠다는 맘이었습니다.

상주시 화북면에서 속리산을 향하면

우측에 견훤산성이 있습니다.

깍아지른 절벽 위에 쌓은 산성의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그 산성을 머리에 이고

열심히 고사리를 찾았습니다.

찾고자 하는 고사리는 없고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이 향기를 날리고 있었습니다.

부드럽게 자란 찔레순에 손이 갔습니다.

연한 가시와 예쁜 이파리를 따낸 다음

껍질을 벗기고 깨물었습니다.

살겅살겅 씹히는 느낌이 좋습니다.

옛날을 상기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내에게도 한입 베어먹게 했더니

'역시 그 맛!'이라며 동의했습니다.

산위에서 모내기가 한창인 들판을 내려다보는데

코끝을 간지럽히는 찔레꽃 향기가 정말

너무 진합니다.

나도 몰래 아내의 손을

꽉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