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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난 네가 좋아

죽장 2005. 6. 2. 16:20
소백산철쭉제를 한다기에 한달음에 갔습니다.
'철쭉제'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소백산 가까이 있는 '영주'에 근무할 때이니,
20년도 더 전입니다.
철쭉제에 두사람을 초대했었습니다.
그전날 반갑게 만나서 우리들은 대취했습니다.
기분좋게 나오니,
오트바이 뒤에 매어둔 물품이 감쪽같이 없어진 거 있지요.
삼겹살이랑, 야채 등등이었는데.
할 수 없이 새로 준비를 해서 등산을 했고
소백산 연화봉에 만발한 철쭉이 너무좋아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왔었던 동료 두사람중 한명은
그날로부터 몇년 후 교통사고로 멀리 갔습니다.
또 한사람은 중풍으로 인하여 큰 고생을 했으며,
지금은 교단에서의 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후 졸작 "철쭉꽃"이 탄생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마당에 철쭉을 많이 심은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해마다 철쭉꽃을 보면서 그때 일을 추억하고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여간 나에게 있어 철쭉이나, 철쭉제는 특별한 의미입니다.

올해는 비로봉을 선택하여 올라갔습니다.
철쭉은 정상부근에서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오지 않는 나를 원망하기는 커녕
전신을 흔들며 반갑게 환영해 주었습니다.

소백산 철쭉꽃,
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