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오월쯤인가요.
대구에 살면서 가야할 곳, 갈 수 있는 장소가 없어
무작정 산으로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적막하기만 한 산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푸른 소나무들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무심을 배우고,
인내심을 키우고, 기약없는 기다림을 실천했었답니다.
그 후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고나서
다시 봄을 앞둔 오늘도 세상은 여전합니다.
지독한 불변이 원망스럽습니다.
언제쯤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저 푸른 나무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