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9, 조선일보]
"못본척·못들은척·말 안하는 3不 교사들이 학교에 있는 한 왕따에 우는 30萬 줄지 않을 것"
[피해학생 부모 홍권식씨]
"요즘 아이들은 보기보다 연약합니다. 대단히 많은 학생들이 (학교폭력과 왕따 때문에) 괴로워하는데도 가만히 있는 것은, 구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홍권식<사진> 학교폭력사망자진실규명위원회 위원장은 28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 이유는 쉬쉬하는 학교와 애정 없는 교사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교 폭력으로 자식을 잃은 피해자이기도 한 홍씨는 "교사들이 승진에만 관심이 있고 제대로 학생을 지도하지 않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왕따 학생 30만명은 절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교사들 사이에 소위 3불(不)원칙이란 게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끼리 싸우는 현장을 봐도 '못 본척 하고', 왕따 얘기를 들어도 '못 들은 척 하고', 학교폭력 사건을 알아도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홍씨의 아들은 지난 2005년 10월 친구 최모군에게 폭행을 당해 폐가 파열된 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4일 뒤에 사망했다. 홍씨는 '아들이 최군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학교측이 문제를 은폐하려고만 하고 공식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항의했고,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홍씨는 이후 다른 학교폭력 피해자 학부모와 함께 학교폭력 예방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홍씨는 "가정에서도 자녀들의 잘못을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자녀의 잘못에 대해서 부모가 함께 책임을 지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