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겨울의 뒤끝인데도
올해도 잊지않고 아파트 베란다에 꽃이 피었습니다.
영산홍은 설날 직전부터 피기 시작했었고
설화는 그저께 정월초열흘께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도 바깥보다는 온기가 있어 그리되었나 봅니다.
영산홍은 철이 없이 피었고
설화는 제철인 듯 하지만
반갑고 고마운 마음만으로 바라보곤 합니다.
영산홍의 또 다른 이름이 예쁘게도 '오월철쭉'이라네요.
'설화' 란 이름도 이쁩니다.
눈속에서도 핀다고 그리 붙여졌답니다.
꽃을 보며 생각해보니
사람이나 식물이나 다 같이 철드는 게 쉽질 않은가 봅니다.
스스로 판단하질 못하고 주변 환경에 휘둘리니 말입니다.
사람 나이 마흔이면 세상일에 미혹하지 않는다고 불혹이라 했는데
이 녀석들은 아직 마흔이 되질 않아서 그런가?
아니지, 내 나이 마흔 넘은지 오래지만
아직도 불혹과는 거리가 멀기만 한 것을- .